고체세정제, 나에게 맞는 제품 고르기

안녕하세요. 파도입니다.
최근 들어 친환경 + 우수한 품질의 비누에 대한 소문을 들으시고, 문의를 주시거나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유행처럼 친환경, 고체세정제 브랜드도 많아졌고, 모두가 천연원료와 놀라운 효능에 대해 광고 하곤 합니다.

고체 세정제 제품군은 많아지면서, 어떤 제품군을 골라야 하는 것일까 선택에 대한 부분은 더욱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천연비누, 정말 인공없이 천연일까?

국어사전에서는 사람이 어떠한 목적을 두고 자연을 가공하거나 작용하는 것을 인공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대로라면, 사람이 만드는 수제 화장품부터 음식 등 아무리 식물성원료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고, 원료 또한 사람이나 기계로 공정되기 때문에 천연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네요. 이러한 의미대로의 접근보다는 보통 천연이라 하면, 천연원료로 만든 무언가를 의미하고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을 관리하는 식약처는 천연화장품을 어떻게 인식하고 규정짓고 있을까요?

“식약처 규정 천연화장품은 95%이상 전성분이 천연성분일 때 인증가능”

식품의약안전처에서는 2019년 천연화장품법을 개편하면서 천연원료로 인정받은 성분이 95% 이상일 때만 천연화장품 인증을 받을 수 있으며, 인증 받은 제품에 한해 “천연”이라는 글씨를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제품의 이름에 성분의 이름 예를 들어, 어성초 비누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전성분 칸에 어성초에 관련된 성분의 함량을 퍼센트로 알맞게 표기하여야 합니다. 이는 과거 오이, 코코넛, 올리브 등 어떠한 성분없이 향에 의존하여 이름을 짓는 화장품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입니다.

약모밀가루는 어성초가루의 화장품원료목록이름입니다.

위의 내용을 근거로 파도는, 천연비누는 국어사전의 의미보다는 식약처에서 규정하는 “성분의 95%이상을 사용한 제품”의 의미로 해석하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같은 어성초 천연 수제비누라고 판매되는데 왜 가격이 다르죠?

어성초 비누A

간단한 비누만들기 클래스로 자주 진행되는 수제비누 기법 중 하나는 바로 MP기법입니다. 화장품 제조업자에 따라서 MP기법에 자부심을 갖고 노하우와 기술로 품질이 좋은 MP비누베이스부터 직접 제작하여, 비누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누의 외관과 가격 측면에서 저렴하도록 설계된 MP비누베이스를 구매하여 극소량의 첨가물을 넣어 제조,판매하는 곳도 있습니다.

음식으로 예를 들자면, A도넛 가게의 요리사는 도넛에 자부심을 갖고, 밀가루 선택부터 반죽형태, 반죽숙성 등 모든 과정을 다 진행하며 기본도넛을 만드는 곳이라면, B도넛 가게는 공산품 도넛을 구매하여 도넛위에 녹차생크림, 딸기생크림등을 예쁘게 얹혀 판매하는 곳도 있겠죠.

어떤 도넛이 더 인기가 있고, 맛있을지는 예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판매되는 금액은 다를 수 밖에 없겠죠.

또한, MP비누베이스의 주재료는 식물성 오일이면서 동시에 비누화반응을 이끄는 화학물과 비누를 녹일 수 있고 비누 품질과 거품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인공 첨가물들이 첨가됩니다. 따라서 MP비누를 제조하는 방식을 알고나면, “천연비누”라 칭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됩니다. 저는 식약처에서 인정하는 “천연화장품”규정에 맞추어 MP 비누는 천연비누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성초 비누B

파도에서 제조하는 주된 기법 중 하나인 CP기법으로 제작된 비누입니다. 식물성오일을 주원료로 각 식물성오일의 비누화반응 값에 따라 수산화나트륨의 양을 계산하여 순수 비누화반응으로 비누를 제작하는 기법입니다. 제작 후 바로 사용할 수 없고 한달 이상 건조 중화하는 숙성과정이 필요한 비누입니다.

같은 CP 기법이어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

주원료인 식물성 오일은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팜오일 피마자오일 아보카도오일 코코아버터 시어버터 를 비롯해 식물에서 추출한 수많은 오일의 대부분을 사용하여 비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비누의 목적과 사용자에 맞게 식물성오일의 함량과 배치, 그리고 식물성오일 배치에 밸런스를 맞추고 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해주는데 도움이 되는 첨가물의 결정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은 기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자의 역량과 기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경험이 필요한 제조방법입니다.

또한, 같은 올리브오일이라 하더라도 등급에 따라, 첨가물 또한 등급과 원산지 제조자에 따라 원재료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디자인이 많은 비누의 경우 제조시간이 2-3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한번에 만들 수 있는 제조량도 작아지기 때문에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성초 약산성 비누C

샴푸바 컨디셔너바 예민한 피부를 위한 올인원 등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탈모, 두피피부문제 등에 효과적이다는 소문이 돌면서 최근들어 자주 보이는 제품군 중 하나입니다.

샴푸바나 올인원의 경우 코코넛오일에서 유래한 인공물인 소듐코코설페이트,소듐코코이세티오네이티드 등을 주성분으로 비누의 특징에 맞게 첨가물을 넣어 비누의 성격을 만드는 제품군입니다.

같은 소듐코코이세티오네이티드더라도, 원산지와 브랜드에 따라 원재료의 가격이 달라집니다. 또한, 전성분으로 표기가 된 성분이 동일한 샴푸바라도 브랜드에 따라 거품이 잘나거나 나지 않거나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이는 첨가물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단가를 줄이기 위해 주성분과 첨가물의 함량을 조절하는 경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은 제조자의 노하우에 따라 거품이 잘나는 형태보다는 다른 부분에 목적을 두고 만든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요.

이외에도 여러가지 기법의 비누제작형태가 있지만, 최근에 자주 사용되는 기법으로만 정리한 부분 안내드립니다.


제대로 전성분을 표기하였는가?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가 적혀 있는가?

2019년까지 비누는 공산품에 속해있었으므로, 전성분을 모두 표기해야 할 의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소위 천연비누라 불리우며 판매되는 제품들의 제조공정, 판로 등이 불명확하고 미백,주름기미개선부터 암치료까지 무분별한 과대광고가 성행하였고, 2020년부터 고체비누는 화장품으로서 적법한 제조장과 책임판매업이 있어야만 제조/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화장품표기에 맞게 성분을 고시해야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의 방식대로 제대로 성분을 표기하지 않으며 판매하는 업체를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전성분을 모두 적지 않고 식물성 성분만 적어두고 소비자로 하여금 오인하게 할 수 있는 표기 예: 주성분: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팜오일 외”) 또한 주름개선 미백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광고를 위해서는 식약처의 기능성화장품으로서 인증을 받아야 하며, 도움이 아닌 효과가 명백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으로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참고할 만한 기사 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307


그렇다면, 천연성분은 무조건 자극이 덜하고 부작용이 없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NO”입니다.

식물성 원료는 우리가 먹는 것과 같이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먹는 것에 대한 잘 맞지 않는 성분은 잘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화장품 원료로서 잘 맞지 않는 성분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에서 유래한 오일은 정제/비정제 된 제품으로 나뉘기도 하는데요. 무조건 비정제가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비정제가 독성이 있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화장품 제작시 정제된 오일을 권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식물성이라 해도 완전히 천연인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예를 들어 식용 코코넛 오일 등 정제되어 있는 식물성오일은 정제시 화학용제가 사용됩니다. 따라서 100%천연 인증증서가 없다면 천연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잘 맞는 원료가 당신에겐 트러블을 만들 수도 있어요.

저는 저희 파도제품 중 써본 비누 중 가장 좋은 비누를 추천해달라하시면, 망설임없이 죽통자운고비누를 뽑곤 합니다. 하지만, 파도에서 편집디자인을 담당하는 스탭은 죽통비누를 쓰면, 트러블이 바로 올라온다고 하더군요. (대신 어머님이 만족하고 잘쓰고 계신다는 후문)

파도의 어성초 참비누는 그 비누만 찾으시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꾸준히 매니아층을 형성하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그 비누 제작자임에도 저는 어성초 비누를 쓰면 무조건 뾰루지가 올라옵니다.

또, 제게 잘맞아 좋아하는 원료 중 하나가 바로 쑥인데요. 대한민국 지천에서 나는 허브이다 보니 과소평가 받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성분입니다. 매장에서 손님에게 추천 시 간혹 “쑥이 잘 맞지 않는다”라고 이야기 하시는 손님이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유래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이유

직접 사용해보고 확실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좋은 부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천연유래제품이 모두 다 좋다고 할수는 없지만, 제가 느낀대로 수많은 손님들이 “비누가 이렇게 좋을 수 있는지 몰랐어요”라고 말씀해주십니다. 또한 사용 후 여러가지 피드백을 받곤 합니다(화장품법상 과대 광고로 보일 만한 이야기는 지양 하려 합니다.)

우수한 성분과 품질은 물론 파도의 슬로건인 PURIFY US;EARTH를 담아 낼 수 있는 세정제 이상의 문화와 풍경을 담아낼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친환경, 서핑, 바다, 함께하는 삶등 파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파도의 시작점 제품군이자 제품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인공향은 알레르기 유발물질? VS 에센셜오일은 아닐까?

비누에는 향을 내기 위한 첨가물을 넣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향을 넣지 않으면 비누 고유의 향이 빨래비누향과 같은 향이 나게 됩니다.
에센셜 오일만을 고집하여 향료로 사용한 비누를 제작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비누화학반응을 거쳐 한달을 건조시키는 수제비누 기법에서 에센셜오일의 발향력은 인공향에 비해 약했고 만들고 난 뒤 향이 다 날아가 비누고유의 향이 더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에센셜 오일의 향은 인공향에 비해 비교적 국한되있는 느낌의 향들이기에 더 다양한 향을 원하는 소비자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세정제를 사용하는데에 있어서 품질도 중요하지만,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향은 그만큼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레몬껍질오일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으로 알려진 리모넨,시트랄이 자연적으로 생성/함유되어 있습니다. 레몬껍질오일 이외에도 시트러스(감귤류)계열의 에센셜오일과 로즈우드나 고급에센셜오일로 알려진 제라늄등도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4~5가지가 자연생성/함유되어 있습니다.

인공향은 화장품용으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향료로서 쵸콜렛향,조말론향수,커피향부터 에센셜향과 동일한 향까지 다양하게 나와있습니다. 인공향 중에서도 알레르기유발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제품이 있기도 하며, 특유의 향을 설정하는데에 따라서 유발성분이 첨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장품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향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성분과 별개로 화장품 등급으로 인증된 제품만 사용가능합니다.

에센셜오일, 인공향 모두 식약처에서 고시한 함량 이상의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첨가되어 있는 경우 전성분에 표기하여야 합니다.


파도가 에센셜 오일 만을 고집하지 않게 된 이유

에센셜 오일의 등급은 제조회사에 따라서 다양하지만 크게 3~4가지로 구분되어 판매됩니다. 1단계는 100%원액 2단계는 높은퍼센트의 원액 + 호호바오일등과 같은 천연오일등과 약간의 희석된 제품. 아로마테라피적인 요소로 약재와 같이 단일오일로 사용하는 것은 2단계까지, 비누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에센셜오일 등급은 대부분 3-4등급으로 알려져있습니다.

3,4단계 등급은 천연식물을 그대로 추출하여 만든 에센셜 오일보다는 그러한 에센셜오일을 기본으로 추가적으로 다른 첨가물이 추가되어 만든 오일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4단계의 경우에는 에센셜오일이라고 보기에 어려울 정도로 인공첨가제가 많이 들어가지만, 시중에는 에센셜오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시험성적서 상 1등급오일과 구별할 수 없는 내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외국 저널을 구글링을 통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로마테라피적인 측면으로 에센셜오일을 첨가한 제품보다는 인공향을 첨가한 제품을 더 선호하는 손님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향에 관해서는 파도에서 소비자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필요와 선호도에 따라 제품을 다양하게 제작하여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파도에는 에센셜오일만을 첨가한 비누, 인공향을 첨가한 비누, 에센셜오일과 인공향을 함께 첨가한 비누 등 다양한 상품군이 있습니다.


파도가 직접 제조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최근 들어, 소자본 화장품 창업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화장품은 제조 공장에서 하청제조하고, 판로개척과 브랜드이미지 메이킹을 하여 판매하는 업체들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그런 업체들 중에서도 꼼꼼히 전성분과 제조방법 등을 공부하고 연구하여, 좋은 화장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도 많습니다.

하지만, 원료에 대한 연구와 이론, 그리고 그 원료를 가지고 제품을 제작했을 때 제품군에 따라 달라지는 장단점과 이론과는 괴리가 있는 실질적인 경험 등이 부족한 상태에서, “천연원료만 사용했으니 안전하고 월등하다”는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들을 보거나 천연방식의 비누제조로 “계면활성제가 없는 비누”라는 글귀를 사용하는 업체를 볼 때마다 힘이 빠지기도 하며, 유행하는 전성분만을 넣어 성분끼리의 밸런스 등을 맞추지 않은 제품들을 보며, 화장품회사를 하기 전 그런 광고에 속았었던 저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저 또한 OEM(하청제조)방식의 비누제작을 왜 안하냐 는 질문과 고생스럽게 왜 다 직접 만드냐는 안타까움 섞인 말들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자연유래 원료를 사용할수록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제품을 제작하며 추구했던 방향에 맞게 만족하는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떤 사용자이냐, 어떤 제품군이냐에 따라 자연유래 성분보다는 약간의 인공이 가미되는 부분이 더 나은 사용감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선택지가 많은 제품군을 선보이자는 방향성이 생겼고, 원료에 대한 선택 또한 직접제조방식과 소비자와의 접점을 통하여 바로바로 조율하고 연구하고 샘플링하며 직접 써보기도 하고, 점차적으로 노하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일 : 2021년 11월11일 글쓴이 : 파도 채화경 gohkgo_@naver.com